2012-2013
슬램덩크 이후로 만화라는 장르에서 이런 위대함을
느낀 건 처음이다.
시기 적절하게도 취업준비생 때부터 봤고, 뒤따라
인턴을 시작해서 조금은 먼저 정규직이 되었다.
덕분에 같이 울고 웃었다.
왜 미생일까? 충분히 내가 좋아하는
일임에도 일을 하는 동안에 내가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참 어려운 것 같다.
그 와중에 내가 매 순간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는 건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영어 혹은 스페인어를 끄적이는 시간,
퇴근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접하거나 좋아하는 이들을 만나는 시간,
그리고 중간중간 담소를 나누거나 점심을 먹는 시간이다.
페북에 썼던 미생이 들려주지 않는 생물 이야기를 모아 봤다.
2013.7.19
미생이 끝났다.
결말을 들었고, 졸린 눈을 부벼가며
보면서도 떨린다.
온전히 살기 위한 몸부림도, 계획과
달리 미생이 들려주지 않는 생물 이야기도 계속 되야 한다.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은 맑게 개인 하늘과 몽실몽실한 구름을 볼 수 있었다.
2013.7.12
그런 날이 있다.
아침에 이어폰이 어디로 새나가 버렸는지 모르겠다.
며칠간 수집한 데이터가 헝크러져서 한 이틀치 작업량이 늘었다.
그리고 여전히 해를 보지 못했다.
이젠 해를 바라지 않는다.
어중충한 건 내리는 것만 못하다.
어정쩡한 건 그래도 좋다.
흐르는 빗소리가 마냥 즐겁다.
나는 그동안 학교를 가기 위해 집에 들렀다.
아니 지금 몇 년은 집에서 떨어져 살았다.
그런데 오차장이 묻는다.
나는 그동안 회사를 가기 위해 집에 들른 걸까?
2013.7.9
미생이 들려주지 않는 생물 이야기
동현씨 이쪽으로 좀 와봐요
왜요?
와봐요
아 귀찮게
왜 부르지! 말로 하지! 메일로 하지! 메신저로 하지!
하면서 갔는데
팀원들이 주는 생일선물이예요. 잘 맞을라나...
지금 가서 입고 와요.
나도 울고 선임도 울었다.
안에서 종일 입고 돌아다니다
퇴근길에 땀에 젖을까 저녁 먹다 옷에 튈까
다시 고이 접어 들고 왔다.
p.s
1. 회사 사람들이 한가득 써준
롤링페이퍼엔 여친 만들라는 말이 반, 덕분에 회사 재밌어졌단 말이 반..
2013.7.2
미생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
오늘은 하루 종일 여의도 국회로 현장학습 가는 날인데
이렇게 구멍난 듯이 총맞은 것처럼 비가 오다니
초딩 이후 이십년만에 느끼는 실망과 상실감이다.
김밥 먹고 싶은 이와중에 지각해서 팀장님한테 혼나겠다...
2013.6.26
졸린 오후, 프로의 길은 멀다..
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간다.
Philip Roth,
Everyman
난 왜 일에 의미를 부여했을까?
윤태호, 미생 138수
2013.6.24
미생이 가르쳐 주지 않는 것
첫 공식휴가 사유는 가족식사!
엄마가 기프티콘 받아와서
빕스 가려고 반차썼다.
엄마랑 딸이랑 가족끼리 외식은 백만년만인 것 같다. 얼른 돈 모아서 아빠까지 모시고 더 맛난데 많이 가야겠다.
2013.6.21
10초 경영학, 한 중소기업의 경영이념
근검·성실의 내실경영: 값비싼 철학 '무리하지 않는다.'
신용·신의의 정도경영: 단 하루도 봉급을
미루어 본 적이 없다.
상생·조화의 책임경영: 나무는 숲과
함께 자라야 한다.
집념·도전의 일등정신: 넘어졌다 일어날
땐 흙이라도 한 줌 집고 일어나라.
기술·품질의 경영: 품질우위, 설비우위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미생이 들려주지 않는 생물 이야기
여름맞이 쇼핑!
폭우대비 조리 + 오피스용 오리지널
삼선
2013.6.17
미생이 들려주지 않는 생물이야기
지난주에 식물 하나가 죽었다. 물 싫어한다고
그랬는데 이주에 한번도 많았나 보다. 식물연쇄살해범이 되지않게 반성해야겠다. 그래도 다들 잘 크는데 로즈마리가 시들하다. 걱정이다.
한 분이 퇴사를 하면서 그 빈자리로 내 옆자리 분이 가셨다. 단 하루도 지체없이 가버렸다. 둘이 떠났으니 황금타라와 애플민트, 둘을 더 데려왔다. 아이비가 너무 커서 줄기 좀 잘라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수경재배도 된단다. 잘 컸으면 좋겠다.
이제 내 곁엔 이 아이들 밖에 없다. 얼른
대화하는 법을 익혀야겠다. 아직은 나 혼자 말하고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2013.6.10
미생이 가르쳐 주지 않는 것
집에 오는 길에 앞에 가던 즁or고딩이
'하루에 이백만원만 벌면 좋겠다.'고 했다.
십년뒤에 한달에 이백만원(물가상승감안
안하고 세금보험연금 등 떼고)만 벌어도 엄마아빠친구애인할아버지할머니까지 너 업고 더닐거야.
꿈은 좀 줄이고 맘껏 놀아.
2013.5.27
비오는 날 미생이 가르쳐 주지 않는 것
팀장님이 저녁 미팅을 가셨다.
일은 덜 끝났고 난 학원 가야하는데... 카톡을
했다.
고동그래: 000000 내일 오전중에
드려도 될까요?
팀장: 응 낼 이른 오전 말하는 거죠?? ㅋㅋ
고동그래: 넵!!
그러고 저녁만 먹고 먹퇴했다.
그런데 낼 이른 오전은 몇 시를 말하나요...
2013.5.21
점심먹고 이런 저런 얘기 하다가
'인력감축, 구조조정해서 수익낼거면 나도 씨이오 하겠다.' 라고 했더니
다들 잘 할 것 같단다.
2013..5.13
회사에 누가 선물로 주고간걸 잘 키웠더니 오늘 아침 꽃망울을 터뜨렸다. ㅎ
En la manana, la
flor florece.
2013.5.12
오랜만에 경제학 강연을 들었더니 감이 좀 살아났다.
식당 맛의 반복게임이론적 접근
관광지: 비싸고 맛없다. (일회성 무반복게임)
관광서 근처: 싸고 맛있다. (수 십년간 반복게임)
강남 대기업 빌딩숲: 좀 비싸도 맛있다. (십여넌간 반복게임)
여의도 증권가, 국회: 좀 비싸고 맛없다. (십년미만 반복게임)
서울숲 IT벨리: 먹을만한 식당이 들어서지 않는다. (수요가 0이 될 위험이 너무 크다.)
2013.5.9
미생이 가르쳐주지 앟는 취업 팁.
이런 영화 보지 말 것. 헐리우드 액션이
젤 무난한 듯.
면접관: 영화 좋아하세요?
고: 네
면접관: 최근에 본 영화가 뭐지요?
고: 광해 입니다.
(부러진 화살도 봤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해서 자체 필터링함.)
면접관: 업무 중에 영어 슬일도 있는데
영어로 그 영화얘기 해봐요.
고: ........
결과는 감사합니다......
2013.5.8
팀장님께 보고서 리뷰를 받았다.
네츄럴리, 남양유업 분유가루처럼 털렸다.
좋은 것만 먹이고 바르게 키워주신 엄마아빠가 보고싶다. 효도하자.
2013.4.26
평일 일과표
7시간 잠
7시간 일
7시간 멍
3시간 밥
주말 일과표
7시간 잠
7시간 멍
7시간 멍
3시간 밥
주말이다. 멍멍
2013.4.24
어찌어찌 겨우겨우 환경규제와 관련된 리포트 완성.
탄소배출권 갖고 논문 쓸때도 그렇고
자연이 좋아서 해본 주젠데 환경은 너무 어렵다.
마치 그 녀 와 같다.
이제 안녕~
2013.4.23
1. 미생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
팀장님과 점심 면담을 했다.
"동현씨
글 쓰는 연습 좀 해요."
"아, 리포트는 베낀 거라 그래요. 페북엔 글 잘 써요."
오후에 팀 회의 하다 이 얘기가 다시 나왔다.
"근데
왜 우리랑은 페친 안 해요?"
2013.4.20
만개한 꽃처럼 모두 흐드러지게 웃었다.
몇년 치 눈물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울었고
웃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겁이 나서
살고 싶어 억지로 슬픈 생각도 했다.
그렇게 웃기까지 쌓인 고뇌와 약간의 애환, 성찰과
비판이
몇 시간이나 오고갔다.
주말 푹 쉬고 다시 한번 묻자.
2013.4.17
출근길 기사하나와
책에서 한줄
꿈을 꾸면 슬퍼진다.
-염승숙 <습濕>
2013.4.15
미생보는 걸 깜빡했다. 종종
댓글이 작품을 더 빛나게 한다.
미생이 미생을 만드는 형국이다.
누가 누굴 동정하고 있어?
동정은 오만함의 다른 말
동정이 아니라 존중해야죠
자기 전에 또 한수 배우고 간다.
2013.4.11
어느 조직(특히 서로의 이해관계가 명확해지는
회사)에서나
말이 안 통하거나 고집불통이거나 자기만 알거나 눈치가 없거나
(군인 아저씨들은 고문관이라고
하죠, 아마?)
적어도 at least 한명은 있기
마련이란다.
만약 당신의 조직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건 당신 본인 이란다.
회사에 딱히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 조금
무섭다.
2013.4.6
비오는 아침
오랜만에 사우나에 갔더니 물에 스르르 녹아서 내가 물인지 물이 나인지 모르고 왔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긴해도 되도 안되는 작업얘기를 옆에서 떠들던 친구가 없어진게
조금은 아쉽다.
친구는 훌륭한 회사원이 되겠다며 더 이상 구질구실한 하숙촌이 싫다며 은평구석으로
떠낫다.
다녀와서 점심은 라디오스타 틀어놓고 계란까지 풀어진 진라면 한그릇.
그러고 한잠 퍼자면 풀코스 완성이다. 바쁘다.
2013.4.5
식목일 맞이 허브 분양.
하나 둘 식구 수 늘리고 정성껏 키워서 책상을 숲으로 만들어야 겠다.
언뜻언뜻 향기는 나는데
꽃집아저씨 말처럼 애들 말소리가 들리진 않는다.
언제면 얘네랑 얘기할 수 있을까
2013.4.1
1월 부터 인턴으로 일하던
사회책임투자 전문리서치회사인 '서스틴베스트'에서
오늘부로 정규직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취업 못했다고 징징거리던 것도 피가 되고 살은 더 되었고,
조금은 아쉽게도 신입사원 연수놀이는 못하게 되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를 하게 되었네요.
앞으로 해야할 일도 많고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종종 가슴이 뛰는 일이라 좋네요.
행운이고, 이런 행운을 만들어준 모든
인연에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개처럼 일해서 사회와 회사의 회사와 사회의
훌륭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즐거운 만우절, 행복해피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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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들은 아래 링크
홈페이지
http://sustinvest.com/
혹은
블로그(
http://blog.naver.com/sustinvest
)를 방문해주세요.
2013.3.13
미생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
어제 사장님과 면담을 했다.
"동현씨는
성격이 좀 내성적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랑도 좀 잘 어울리고, 술도
종종 마셨으면 좋겠어요."
2013.3.2
나만 출근한건 아니구나 ㅋ 한주끝
꿀잠잡시다
미생 107수
2013.2.27
보름동안 말 안듣던 왼무릎이 다 나은 것 같다.
기념으로 여의도역에서 안 갈아타고 집까지 걸었다.
졸업전날 펑펑 운다고 못본 달을 이제야 봤다.
절친달님 이틀 늦었으니 올해 소원 두개만 들어줘
밤은 아직 춥다. 콩콩콩
내일 점심은 달콩이네 먹어야 겠다.
2013.2.4
점심엔 새븐스프링스 저녁앤 보쌈정식(보쌈밥칼국수)+디저트 야근야근열매
책을 읽어도 음악을 들어도 알수없이 배가 고프다
종일 모니터만 봤더니 당근쥬스 먹고싶다
많이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