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어쨌든 나의 서른 살은 누가 뭐래도 이제부터인 거야. 과거의 나는 모두 잊기로 했어. 오빠에게 남은 내 흔적도 다 없애고 싶었고, 그러고 나니까 좀 분하더라. 내가 먼저 서른 살이 됐다면, 내 쪽에서 먼저 보기 좋게 오빠를 차버렸을 수도 있었으니까. 제기랄. 이런 식으로 그때 오빠의 마음을 단숨에 이해해버렸다니, 억울하지만."

김연수, 벚꽃 새해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는 '벚꽃 새해'라는 단편이 있다. 태국 아유타야에 있다는 불상 사진을 보고 작가가 쓴 작품이다. 소설집을 펴낸 후 그는 이달 초 태국 아유타야에 갔다. 실제로 불상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곳에서 자신의 '벚꽃 새해'를 읽고 같은 이유로 아유타야에 온 독자를 만났다고 했다. 그는 "소설 속 배경지에서 그 소설을 쓴 작가를 만나는 것보다 더 감격스러운 것은 그곳에서 자신의 독자를 만나는 일이라는 걸 사람들은 알까"라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고마운 일이었다"고 했다.

 

독자와 작가 서로에 대한 감사함

사람들이 왜 김연수 김연수 하는 지 이제 알겠더라. 소설 내내 전해지는 따뜻함.

http://news.zum.com/articles/11269672?c=07

 

 

흑산 黑山_김훈

지난 가을 학교에서 특강 듣고 바로 구매한 책

지금은 너무 많이 가진 탓에 감당하지 못 해 현세를 등지려하고 신이라는 존재에 기대게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살아가는 이들은 너무나도 삶이 힘들고 고달파 생에 대한 미련이 하나도 없는 것일까. 혹은 원래 삶이 그런 것일까. 싶을 정도로 담담하게 살아가고 생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길에서 길로 통한다는 마노리라는 인물은 매우 매력적. 내 스타일. 얼른 지치지 않고 걷고 싶다.

 

 

싯다르타_헤르만 헤세_민음사

내 사랑 헤세님

요즘 소울이 가득하긴 한 것 같다. 한달음에 일어 버렸으니.

깨달음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진리는 항상 양면성을 가질 때에 완전해 지는 것. 번뇌와 해탈이 다르지 않다.

욕심 부리거나 오만하지 말고, 가벼움과 유쾌함. 온화함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색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안다면, 마술을 부릴 수 있으며, 자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소.

일체의 번뇌의 근원이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두려워하는 것도 그 근원은 모두 시간 아니고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강이었어요. 당신도 강으로부터 그것을 배우게 될 거예요. 그 강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우리는 강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지요.

자기 말에 귀기울이는 이런 사람에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마치 그 상처를 강물에 넣어 씻어서 결국은 상처가 아물어 강물과 하나가 되는 것과 똑같은 일이었다.

싯타르타는 아직도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며, 아직도 여전히 고백을 하고 참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싯타르타는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이 사람이 이제 더 이상 바쿠데바가 아니요

이제 더 이상 인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귀기울여 듣고 있는 이 사람이

스스로의 내면으로 마치 한 그루 나무가 빗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자기의 고백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이 사람이 바로 신 그 자체라는 것을, 이 사람이 바로 영원한 존재 자체라는 것을, 점점 더 강렬하게 느꼈다.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_황정은

최근 문단에서 주목받는 다는 황정은의 단편집을 작년 연말에 사 보았으나 최근 나의 정신상태가 이런 잔망스러운 글을 너그럽게 신나게 받아들이기엔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아 심심치 못한 반성의 글이 감상이 되버렸다.

그럼에도 신선하고 감각적인 표현들 초코렛에 굴하지 않고 치즈가 되겠다는 강한의지를 나에게 얹어 주고 갔다.

마지막 돈을 훔친 병아리 소년의 석석한 이야기, 아버지와 모자를 왔다갔다하는 이야기는 뇌리에 스쳐지나가 자리를 잡을 것 같다.

다음엔 진득이 이 분의 장편을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다.

 

 

홍도_김대현

내 이름 나오는 소설은 흔치 않으으니까 남자 주인공 이름이 동현이라 읽었다. 쉽게 읽긴 했는데 정여립과 이후 풀뿌리 혁명 감성, 그리고 기독교로 이어지는 흐름은 힘이 있었는데 오히려 몇백년을 이어온 로맨스는 살짝 뻔하고 애절함이 덜했다.

남자 주인공 이름이 동현이라 읽었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_헤르만 헤세

또 한 번 헤세
그의 감성의 토대에 정원이 있었다는 데 놀랍지만 새삼 이해가 가기도 한다. 게으른 정원사에게도 놀랄만큼의 선물을 주는 자연에게 감사하고 보고 배워야할 따름이다.집에서 찬찬히 정원일 하며 읽을 땐 쏙쏙 들어왔는데 막상 서울와서 읽으니 크게 다가오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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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r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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