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년 간의 여정은 라틴아메리카를 가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이 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
첫 발을 브라질에서 내딛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10개
대륙과 국경을 맞댄다.
남방의
중국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주가 가지는 문화적 다양성이 유럽 국가간에 가지는
다양성보다 클 것이다.
우리가
3주
동안 밤버스를 죽어라 타면서 돌아본 지역은 서남부
지역에 국한된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포르투갈어를 배워서 반 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 브라질을 돌아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게
됐다.
일정과
이동_20170207_20170301
히우데자네이루
공항으로 입국했다.
위험과
재미가 정비례하는 도시라 3일
밤만 자고 도망쳤다.
이과수폭포를
바로 가는 게 겁났다.
(23시간..)
중간에
위치한 생태도시 꾸리찌바에서 2박을
하고 브라질 이과수로 갔다.
이과수에서
5박을
하고 브라질 최남단 Rio
Grande sul 주의
도시 포르투 알레그레(Porto
Alegre)로
갔다.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카피바리(Capivar
do sul)라는
작은 마을의 농장에서 열흘을 머물고 우루과이로 왔다.
이런
일정이 나온데에는 카니발이 큰 역할을 했다.
당초
2월
초에 브라질로 넘어온 것도 카니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1월
말이 카니발 기간인 줄 알았다.
하지만
브라질 숙소를 알아보니 2월
중순부턴 죄다 예약,
카니발
기간은 2월
말이었던 것이다.
(카니발
기간은 음력 설처럼 음력 설처럼 바뀐다.
카니발
피해 2월
초에 같이 가자고한 도지니에게 또 미안했다.)
카니발엔
폭등하는 호텔 가격도 문제지만,
저
더운 밤에 서로가 땀범벅이 되고,
길거리의
튀김으로 배를 채우며,
밤을
지새울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든
카니발 기간에 피난을 가기로 했다.
그렇다고
주변국으로 빨리 갈 수도 없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모두 이 카니발 기간이 최대 휴가철이었다.
우리의
사랑 워크어웨이를 통해 이 난국을 해결했다.
광고_숙박_호스텔홉스(Hostelhops)_https://www.hostelhops.com
브라질
히우,
꾸리찌바,
이과수
3곳에선
모두 호스텔 세계를 이용해 미리 예약한 호스텔에서
묵었다.
워낙
땅 덩어리가 넓은 나라라 같은 도시에도 호스텔들이
천차만별로 흩어져 있어서 여러 개 둘러볼 엄두가
안났다.
여행하면서
가장 아까운 것이 내 숙박비의 10~20%를
부킹땡컴이나 호스텔세계,
공기방울
같은 기업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것이었다.
저
위에 말한 업체들은 예약만 대행하고 취소는 알아서
하래서 이미 예약해 놓은 건 취소하기도 복잡하다.
(망해라)
그래서
생각한 아이템 중에 하나가 협동조합 형태의 글로벌
숙박업소 네트워크였다.
이미
이런게 있다는 걸 꾸리찌바에서 알았다.
다음
번에 숙소 예약할 때부턴 이 Hostelhops를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활용은 못하고 있다.
지역
간 이동_버스
브라질
내에서 지역 이동은 뻑 하면 밤 버스다.
히우-꾸리찌바-이과수-포르투알레그레-추이(Chuy,
우루과이
국경)까지
총 4밤을
버스에서 보냈다.
버스
시간과 가격은 http://www.buscaonibus.com.br/
사이트에서
확인 한 뒤 터미널에서 예매했다.
Rodovaria라고
불리는 터미널의 크기는 도시 크기별로 천차만별이고,
버스
회사는 수십 개라 미리 버스 회사를 알고 가는 게
편했다.
히우의
버스 터미널은 정말 컸다.
약
10년
전 블로그 글에선 바퀴 3개
달린 버스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겁을 잔뜩 먹었었다
브라질의
버스 등급은 CONVENCIONAL(일반)-EXCUTIVO-SEMI
LETTO-LETTO로
나뉜다.
평범한
좌석버스에서부터 우등,
반침대,
완전
침대다.
버스
회사별 품질은 복불복이지만 우리가 탄 건 모두
EXCUTIVO이라
큰 불만은 없었다.
오래된
버스여도 화장실은 다 멀쩡했고,
아침엔
휴게소도 들렸다.
와이파이
되는 버스도 많다.
물도
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다른 남미 버스들보다는 품질과
서비스가 한참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여전히
브라질 국내선 항공 가격은 비싸다.
브라질
사람들은 장거리 버스가 워낙 일상이라 그런지 터미널은
늘 북적인다.
인상적인
풍경은 배개와 이불이다.
주로
할머니집 가면 있는 꽃무늬 배개를 들고 탄다.
버스용으로
고정된 듯하다.
든든하게
이불까지 챙겨서 타는 사람들도 있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기 때문이다.
우린
남방과 바람막이를 배낭에서 따로 빼서 들고 탔다.
발
받침이 비닐로 쌓여있어 여자들의 레깅스가 부러웠다.
히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_0207_2010
Ronaldo가
호나우두인 것과 같은 이치로 한국어로는 히우데자네이루라고
표기하는 게 적합하다.
올림픽
덕분에 리우라는 표현이 더욱 굳어진 것 같다.
인구
천 만,
올림픽,
카니발
등 여전히 브라질을 상징하는 도시다.
위험하지만
않았다면 좀 더 넉넉히 머물렀을 것이다.
그만큼
재밌고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만난 리우 살던 언니부터 호스텔 스탭까지
이렇게 현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주의를 거듭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3일만
깔끔하게 채우고 나왔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입국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남은 유로를 환전하려고 했다.
85유로가
계산기론 약 280헤알인데
환전소에선 200헤알을
주겠단다.
(다음날
도지니는 5파운드를
들고 왔는데 환전소에서 2헤알을
주겠다고 했단다.)
택시기사들이
암환전을 제시했지만 믿을 수가 없어 먼저 돈을 뽑았다.
그리고
호스텔에서 알려준대로 국내 공항으로 가는 셔틀 버스를
탔다.
국내
공항으로 간 뒤 택시 타고 오라고 했다.
대충
시내에 들어오니 버스가 중간 중간 서기 시작했다.
여편님이
근처에 지하철 역도 있으니 호텔 앞에서 내리자고
했다.
숙소까진
약 2km
아침이라
체크인 시간도 넉넉하니 설렁설렁 걸어가기로 했다.
온도
30도,
습도
80%를
넘나드는 더위를 하루만에 겪으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리스본은
겨울이었다.)
다행히
호스텔까지 가는 길은 시장통이라 사람은 많았고,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여편님은
거푸 스톱,
스톱을
외쳤다.
배도
고프니 겸사겸사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만만해
보이는 식당이 메뉴를 게시하고 있었다.
리스본
생활 2주에
빛나는 포르투갈어 실력으로 쥬스와 밥을 주문해
먹었다.
다시
힘을 내어 걸었다.
숙박_Terra
Brasilis Hostel_도미토리_3박
거대한
빌딩 숲을 지나니 숙소가 있는 Santa
Terresa가
나왔다.
호스텔
후기에 언덕이 심하단 얘기가 있었다.
빙빙
언덕을 둘러 올라가는 길이다.
집
벽엔 각양각색의 그림들이 그려져있었다.
점점
여편님과의 간격이 넓어졌다.
그녀는
이미 넋이 나간 상태로 관광객을 위해 음료를 팔고
있는 아저씨쪽으로 간다.
Santa terresa는
이 아기자기한 골목 분위기로 유명한 명소였다.
당장
아저씨에게 시원한 코코넛워터를 사마셨다.
겨우
정신을 차려 숙소를 찾아간다.
여편님은
리스본에서 못 다버린 오래된 옷가지들을 당장 버리기로
했다.
험난한
언덕 덕분에 호스텔은 어마어마한 전망을 자랑했다.
이층으로
된 구조인데 일이층 모두 집 넓이 그대로 테라스를
뽑아놓고 안쪽 절반만 방이 있는 구조다.
아래
층 테라스집 앞에 우거진 나무,
히우
시가지,
바다와
주변의 언덕까지 싹 다 보인다.
거기다
조식은 수박,
파파야
같은 과일과 빵,
케잌,
진한
커피까지 맘껏 먹을 수 있다.
방은
깨끗하진 않지만 침대도 튼튼하고,
아래
수납 공간도 있다.
화장실이
냄새가 좀 나고 좁은 것 빼면 흠잡을 데가 없는 숙소다.
심지어
도미토리 가격이 30헤알(10달러)라니
말도 안된다.
어디
따로 카페나 바에서 전망을 즐기지 않아도 될 정도로
훌륭했다.
이
호스텔 때문에라도 히우에 더 머물고 싶었다.
대도시의
호스텔 답지않게 스탭들이 모두 다정하고 (몇몇은
귀엽기까지)
친절했다.
추가로
정수필터와 카페에서나 쓰는 얼음 제조기까지 있었다.
여편님은
이 얼음제조기를 최고의 애정 포인트로 꼽았다.
히우의
찌는 날씨는 얼음 탄 음료 없이는 버티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정수시설은
이후 경험한 모든 브라질 호스텔에 다 있었다.
워낙
전염병이나 바이러스에 민감한 나라라 이런 관리는
더 철저한 것 같다.
유일한
단점은 여전히 언덕이다.
시내
관광을 갔다가도 다시 언덕을 올라가야 했다.
그나마
짧고 안전한 길은 천문학적인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었다.
과라이와의
대화
오전
시간에 녹초가 되어 호스텔에 도착했지만 스탭이
친절하게 바로 체크인을 해줬다.
과라이라는
이 청년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 매우 큰 관심을
표했다.
과라이는
브라질을 넘어 남미 최고의 대학이라는 상파울루 대학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다.
방학을
맞아 호스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방도
우리와 같은 방을 쓴다.
첫날부터
나갈때까지 (대부분
여편님과,
한번은
2시간
동안)
한국과
브라질의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언어의
천재 과라이는 여편님이 한글의 맛을 보여주니 당장
학교 수업에 한국어가 있는 걸 알고는 다음학기에
배우겠다고 돌아가면 알아볼거라고 했단다.
브라질은
우리와 달리 대학까지 공립은 모두 무상이라고 한다.
물론
사립도 있지만 초중고는 사립이,
대학은
공립이 교육 환경이 좋단다.
의료의
경우도 모두 무상이며,
심지어
여행 온 외국인까지도 무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경제 사정은 매우 좋지 않다.
히우를
기준으로 우리가 체험한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데,
최저임금은
한 달에 900헤알(약
36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12시간
걸리는 히우-꾸리찌바
간의 버스 가격도 150헤알이
넘는데,
멀리서
일자리 구하러 히우에 온 사람들은 고향 한 번 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과라이는
이런 차이들에 대해 브라질은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렇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럴 거라고 했다.
트럼프의
취임에 하루가 멀다하고 들썩이는 한국 사회를 보며
식민지나 다름없다고 인정했다.
Santa
Terresa 주변과
시내_0209
의도치
않게 숙소는 유명 관광지 한 가운데였다.
한국으로
치면 상상 속의 서민 동네인 부암동 느낌이다.
오래된
트램이 다니고,
벽화도
많다.
Largo Dos 어쩌구하는
트램역 주변에는 식당도 몰려있다.
관광객
대상이라 가격이 좀 비싸다.
그래도
저녁은 이 근방의 식당에서 먹고 숙소로 후다닥 귀환했다.
언덕길
말고 한 번에 오를 수 있는 계단은 아래서 보면 색색이
칠해져있다.
골목길
벽화를 통해 밤길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서울의 한
소금마을이 떠오른다.
우리보다
하루 늦게 도착한 도지니를 호스텔로 불러서 함께
구경하며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시내로 이어진다.
도시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돌아보니 커다란 도서관(Biblioteca
Nacional do Brasil)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보니 구경이 가능하다고 했다.
탕크레두
네베스(Tancredo
de Almeida Neves) 대통령과
또 어떤 탐험가의 기획 전시를 대강 흝어봤다.
도서관
주변에는 시청과 극장,
박물관
등 히우의 주요 건물들이 밀집한 곳이었다.
서점_Livraria
Cultura_0209
간단히
시내 구경을 마치니 배가 고파졌다.
첫날
먹었던 시장통의 밥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서점이
보여 들어갔다.
작은
서점인 줄 알았는데 내부로 들어가니 넓었다.
5년
전 상파울루에 잠깐 들렀을 때 가봤던 서점이다.
브라질
각지에 지점이 있고,
온라인
배송도 한다.
내가
브라질 사람이라도 자기네 강 이름을 가져다 쓰는 미국
서점을 싫어할 것 같다.
오히려
이 서점이 아마존의 감성을 잘 표현한다.
한
가운데 공룡상이 있고,
책장을
빙빙 둘러서 올라가게 만들었다.
책장은
모두 원목 색상에 초록을 더했다.
유아
코너엔 애니메이션 영화도 틀어줘서 더위를 피하는
어른들도 많다.
좀
더 올라가니 레고와 블럭 코너가 있었다.
셋이
블럭 앞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탑을 쌓았다.
우리가
기초 공사에 매진하는 사이 도지니는 어느새 건축공학을
실현했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밥을 먹어야해서 나왔다.
꾸리찌바
쇼핑몰에도 지점이 있어 찾아갔는데 약소했다.
예수상(Cristo
Redentor)_0209
도지니와
헤어져 예수상을 보러 갔다.
전날
해변의 여파로 무척 힘들었다.
체력이
소진되었지만 여편님은 히우의 하이라이트를 놓칠 수
없다고 했다.
번뇌했다.
지하철을
타고 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탔다.
예수상
가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어려움은 없었다.
예수상으로
가는 기차역으로 갔다.
왕복
기차표와 예수상 입장권을 포함해 72헤알이었다.
친절하게도
예수상 현지의 기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지금
구름이 많이 끼어 전망이 안 좋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음날
다시 오기는 힘들 듯 해서 입장권을 샀다.
예수상은
왠지 신성하게 안개가 끼어야 제맛일 것 같았다.
기차가
출발했다.
산길을
돌아올라갔다.
열심히
구경하는 여편님과 달리 난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다.
이
거대한 도시 한가운데 이런 밀림이 존재하다니,
괜히
브라질이 아니다.
높이
올라가니 히우 전경이 보였다.
기차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차에서
내려서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이마저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싶진 않았다.
사람이
어마어마했다.
히우
관광객을 여기 다 모아 놓았다.
시내에서
함부로 카메라 꺼내기가 힘든 탓에,
모두
사진 열정을 여기서 분출했다.
예수
앞에 가부좌를 트는 사람부터 눕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다행히
점프샷 하는 사람은 없었다.
왜
이 예수상이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줄은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데 시내에선 엄청 커보인다.
제주도
산방산에 불상과 비슷한 포스였다.
안개가
부옇게 끼니 보는 맛은 더했다.
예수상에
와서 더 인상적인 건 아름다운 히우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거였다.
구내
식당에서 수분을 장전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양 가 3대
성인을 위한 예수상 기념품을 샀다.
돌아오는
기차는 1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파네마
무지개 해변_Ipanema
Rainbow Beach_0208
히우
도착 다음날,
당장
해변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
열기는 해변밖에 풀어줄 수 없었다.
여편님은
원피스+리스본에서
구입한 가죽 가방으로 해변의 언니들과 자웅을 겨룰
준비를 했다.
호스텔
데스크에서 과라이가 제동을 걸었다.
그렇게
여행객 티 팍팍내면 단박에 줄 끊어서 가방 가져간다.
길에서
카메라,
핸드폰
절대 꺼내지 마라.
백팩을
메라.
여편님이
백팩으로 바꾸려하자 내가 또 제동을 걸었다.
이왕이면
나 하나만 백팩을 메자.
그럼
너 또 나중에 가방 무겁다고 징징댈 거 아니냐.
결국
나 하나만 배낭을 메고 길을 나섰다.
열기는
더욱 더 고조되었다.
난
코파카바나 해변만 유명한 줄 알았다.
여편님이
까를로스 호빙(Antonio
Carlos Jobim, 브라질
재즈,
보사노바의
전설,
히우데자네이루
공항도 이 사람의 이름을 땄다.)의
Garota
de ipanema(The girl from ipanema)를
모르냐며,
이파네마
해변이 더 유명하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많이 봤던 조리 브랜드 이름도 여기서 온 것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파네마 해변으로 갔다.
해운대
해변 가는 것처럼 길 잘 닦인 건물 사이를 지나서 길만
건너면 해변이었다.
코발트빨
바다 색깔하며,
5미터가
넘어 보이는 파도까지 어마어마했다.
왜
히우해변히우해변 하는지를 단박에 느꼈다.
언니들의
자태도 역시 심상치 않았다.
해변의
동태를 파악하고 일단 점심을 먹으러 돌아섰다.
한
블럭 안으로 들어가니 스타벅스와 여러가지 햄버거
가게와 쥬스바가 몰려 있었다.
생경해
보이는 브라질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무지막지해보이는
햄버거를 달달한 마테차와 함께 우겨 넣었다.
화장실이
없다고 해서 별 수 없이 스타벅스를 갔다.
화장실
때문에 많이 오는지 직원이 바로 화장실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3시간
뒤,
돌아오는
길에 화장실을 또 가려고 들어갔는데 그새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다시 해변으로 향했다.
여편님이
파라솔과 의자를 빌리자고 했다.
파라솔
대여 가격은 단돈 10헤알,
의자는
5헤알
시간은 무제한이었다.
파라솔과
의자 하나씩을 빌렸다.
번갈아서
해변을 다녀오기로 했다.
여편님이
자리를 잡고,
난
신이 나서 해변으로 달려갔다.
무릎까지만
들어가 있어도 엄청난 파도에 중심을 잃었다.
놀다
쉬다를 반복하다보니 의구심이 들었다.
히우에
그 유명한 언니들은 해변을 거닐기만 할 뿐,
내
주위엔 남자 천지였다.
숫자를
헤아려보니 대략 70%가
남성끼리 자리를 잡았다.
여편님에게
의문을 제기하자 뒤에 펄럭이는 무지개 깃발을 가리켰다.
그럼
왜 남자 커플만 있는 거야?
원래
히우가 게이 많기로 유명하잖아.
나중에
호스텔에 가보니 게이 파티 찌라시도 있었다.
얼른
모래를 털고 일어나 좌우 100미터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양쪽은
가족단위 투성이였다.
허무감에
날씨도 선선해졌다.
해가
지기 전에 정리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파라솔
빌려준 아저씨에게 팁을 좀 얹어줬다.
해변
사워기에 물이 안나온다고 하니 직접 양동이에 물을
떠다가 발을 씻게 해줬다.
엄청나게
저렴한 파라솔 가격도 놀랍지만,
해변에
앉아있으면 재밌다.
무지개
해변인 걸 늦게 알아차린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카니발
뺨치는 복장으로 음료 파는 아저씨들,
우루과이에서
왔다는 팔지 파는 청년,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아싸이(브라질에서
유명한 베리의 일종이다.
눈에
좋다고 여편님이 자주 사줬다.)
빙수를
파는 아싸이 아저씨 등,
언니들이
아니어도 심심할 새가 없었다.
정신놓고
한나절을 보냈더니 밤에 몸에서 불이 났다.
다음날
온몸이 팅팅 붓고 난리가 났다.
여편님은
긴급하게 오이를 썰어 붙였다.
둘
다 어린시절 이후 처음 겪는 해변 화상이었다.
며칠이
지나서야 진정이 되고,
피부
껍질이 벗겨졌다.
이후
한 달 동안 여편님은 햇볕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모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20
상승했다.
후식_망고의
향기
브라질에
오니 열대 과일을 맘껏 사 먹을 수 있었다.
숙소에서
아침에 주는 건 맘껏 먹기 눈치가 보였다.
대신
슈퍼마켓에서 망고와 파파야를 실컷 사다 먹었다.
초반에는
망고에 미쳤다가 나중에는 파파야의 매력에 빠졌다.
물리지도
않고,
건강과
소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처음
히우의 슈퍼에서 망고를 고르던 중,
이
많은 망고 중 뭐가 맛난지 몰라 쩔쩔 거렸다.
그러다
여편님이 지나가던 아주머니한테 망고 좀 골라 달라고
부탁했다.
(먼저
야채 사는 법을 물어봤던 아주머니다.)
계산을
기다리던 아주머니는 직접 망고를 들고 끝 부분의
냄새를 맡아본다.
향이
망랑한 것이 맛난 망고란다.
역시
그 망고는 식감과 당도 뿐만 아니라 좋은 망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씨까지 오묘한 향을 내었다.
엄청난
명성 덕분에 휴대폰은 담고,
맵양
대신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물어
돌아다녔다.
다들
친절히,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후기_우버(Uber)
체험기
밤버스를
타기 위해 호스텔 근처에서 오후까지 시간을 보냈다.
가방을
찾으러 숙소에 돌아가니 과라이는 없고,
과라이의
후임 예정자인 하파엘(Rafael)만
있었다.
체크아웃할
때 과라이는 터미널까지 그냥 우버를 타고 가라고
했다.
전날
도지니한테도 들었지만 시내 중심에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공무원들이
정부의 효율 정책에 반대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에
대응해 경찰은 물론,
군대까지
동원되었다고 했다.
브라질
다른 지역에서는 경찰이 파업해 범죄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단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우리도 별 수 없었다.
택시보다도
우버가 싸고 더 안전하다고 했다.
영어가
서툰 하파엘과 어찌어찌 얘기를 해서 우버를 불렀다.
몇
헤알 더 주고 슈퍼 우버를 불렀다.
좋은
차가 왔다.
기사는
몇 번이나 길을 잘못들고,
금요일
밤에 터미널 앞 정체가 극에 달하면서 한참만에 도착했다.
사전에
통지된 요금이 17헤알이었는데
27헤알을
내라고 했다.
그냥
20헤알만
주고 내려버렸다.
카드,
숙박과
마찬가지로 이젠 택시도,
전
세계 어딜가든 미국(혹은
본사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기업에
일정 부분 수수료를 낸다.
외국에서
온 우리는 물론이고,
히우
사람이 히우에서도 택시보다 우버를 선호하고,
한국
사람이 제주도를 가도 공기방울을 쓴다.
국가에
세금을 내던 시대에서 글로벌 기업에 수수료를 내는
지구촌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어려운
얘기다.
부록_영상_MBC
세계의
축제_브라질
리우 카니발_https://www.youtube.com/watch?v=YFmAT2GES10
히우
공항에서 시내 가는 길,
오래된
창고 건물을 보니 다큐에서 봤던 축제 준비의 현장을
스칠 수 있었다.
부록_영상_웨이스트랜드(Waste
Land)_빅
무니즈(Vik
Muniz)
브라질과
관련한 쓰레기 다큐멘터리라 예전에 받아두고 안 보던
것이었다.
카사블랑카
공항에서 심심해서 틀어보니 재미있었다.
쓰레기가
아니라 쓰레기 처리장에서 재활용품을 줍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상파울루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미술가가 히우데자네이루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미술로 표현한다.
히우
카니발 다큐를 보면서 들었던 저 많은 쓰레기에 대한
회의와도 점접이 닿았다.